2009년 8월 20일 목요일

전자파 차단에 대하여 (핸드폰)

간간히 전자파 차단에 대한 이야기가 들린다. 당연히 99% 이상 광고에 사용되는 문구이다. "본 제품을 이용하면 자외선이 차단되고 전자파도 차단되고 원 적외선도 방출되어……" 어디서 본 것 같은 문구들 아닌가? 이러한 광고들에서 사용하는 과학적인 것 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단 본 게시물에서는, 제목에서 밝힌대로 핸드폰 전자파 차단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이 주제가 가장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기에, 처음엔 가볍게 가자.

핸드폰에서 송·수신하는 전자파는 꽤[1] 고주파다. 이 주파수가 뇌에도 영향을 주고, 핸드폰 사이에 달걀을 넣어두면 삶은 달걀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도 있는 줄로 안다. 따라서 인체에 얼마나 해롭겠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결국 핸드폰 전자파 차단에 대한 맹신이 생긴 것 같다.

전자파를 차단시켜준다는 핸드폰 악세사리는 상당히 종류가 많다. 단순히 열쇠고리처럼 핸드폰에 달고 다니는 것 부터 스티커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케이스에 씌워서 다니는 것도 있을 법 한데, 이건 내가 확인을 하지 않아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하간.

전자파가 몸에 해로운지, 혹은 건강을 위해 전자파를 정말 차단해야 하는지는 일단 논외로 하고 외부 전자파가 비교적 잘 차단되는 곳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지하 깊은 곳이나 승강기중 일부에서는 전자파가 잘 차단된다. 얼마나 잘 차단되는지 핸드폰이 기지국을 찾지 못할 지경이다.[2] 이쯤 되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눈치 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말은 핸드폰은 전자파를 이용하여 통신을 하는 기기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Qustion 1. 핸드폰 전파가 잘 안 터지면 어떻게 되나요? Answer 1. 당연히 전화 연결도 잘 안 되고 통신도 안 됩니다. 싫겠죠?

대체 그 해롭다는 고주파 전자파를 차단해서 어디에 써먹겠다는 건지 모르겠다.[3] 좀 더 자세하게 논의를 진행해보자.

1. 핸드폰에서 발생하는[4] 고주파 전자파는 인체에 좋지 않다.
2. 따라서 고주파 전자파를 차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3. 그런데 핸드폰 전자파를 잘 차단하면 차단할수록, 전파가 안 터진다.[5] 어라?
4. 따라서 핸드폰을 비교적 건강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 터지는 핸드폰을…… 어라?

핸드폰은 고주파 전자파를 이용하는 통신기이며, 따라서 전자파는 발생되어야만 한다. 물론 이 전자파가 사방으로 퍼져서 수신기를[6] 찾아 전자파를 송-수신 해야 한다. 따라서 전자파를 차단하면 차단할수록, 핸드폰은 안 터지는 애물단지가 된다. 따라서 핸드폰 전자파 차단에는 의미가 없다.

이처럼 어설픈 과학으로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에게 현혹되어 물건을 사진 말자. 그 사람들이 불쌍하다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사주는 거라면 본 게시물과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이다. 좀 일반화를 시킨 감이 없지 않은데, 보다 일반적인 전자파에 대한 이야기나 원적외선 발생, 자외선 차단 등에 대해서는 차후 다른 게시물에서 다룰 생각이 있다.

그런데 요새는 전자파가 어쩌구 하는 얘기 믿는 사람이 없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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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굳이 라는 표현을 사용한 까닭은 빛에 비하면 훨씬 저주파이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전자파인 빛의 주파수는 핸드폰의 그것보다 수억 배이다. 전자렌지에서 이용되는 마이크로 웨이브도 핸드폰에서 쓰는 것 보다 훨씬 고주파.
[2]요새 지하철이나 일부 승강기에서는 핸드폰 잘 터진다. 승강기는 전자파가 덜 차단되는 놈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지하철 역에는 수신기가 어딘가에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3]주파수 대역별로 다르게 차단할 수는 있다. 예를 들자면, 유리는 가시광선은 잘 통과시키면서 더 높은 주파수인 자외선은 잘 통과시키지 않는다. 또 오존층에서는 꽤 높은 주파수의 자외선 이상은 흡수-차단하면서, 이하의 주파수에 대해서는 통과시킨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하고싶은 얘기는, 고주파가 문제라면서 그걸 차단하겠다는 건 대체 뭐 하는 짓이냐는 거다.
[4]실제로는 핸드폰에서 이용하는
[5]전파나 전자파나 의미는 다르게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말이다.
[6]혹은 기지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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